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되면 겨우내 움츠렸던 몸이 서서히 기지개를 켭니다. 계절이 바뀌면 우리 몸도 외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바빠지는데요, 그간 위축돼있던 혈관이 서서히 확장되면서 체표 혈류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에너지 소비량도 증가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따뜻한 날씨에는 신체 활동량도 늘어나는데, 이때 충분한 휴식이나 영양 보충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봄철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을 숫자와 함께 기억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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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일찍 취침
해가 점점 길어지는 봄에는 상대적으로 밤이 짧아져 자칫 수면 시간이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는 우리 몸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므로 잠자는 시간이 부족하면 그만큼 피로가 쌓이기 쉽고, 낮에는 춘곤증이 찾아와 꾸벅꾸벅 졸거나 몸이 나른해져 매사에 의욕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성인은 하루 7~8시간, 어린아이는 10시간 이상 충분히 수면하는 게 좋습니다. 봄에는 좀 더 일찍 잠자리에 들어 숙면을 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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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혈자리로 잡는 호흡기 면역력
꽃가루, 황사 등이 기승을 부리는 봄철은 알레르기코염·결막염 등 알레르기 질환이 늘어납니다. 이때 감기와 비염에 효과적인 혈자리를 자주 눌러주면 봄철 건강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귀 뒤쪽 후두골 아래 오목한 부위의 혈자리는 풍지혈(風池穴)이라 부르는데, 감기·두통에 효과적입니다. 양 엄지손가락 끝으로 지그시 누르면서 머리를 뒤로 젖혀보세요. 다음으로 콧방울 양옆의 영향혈(迎香穴)은 콧물·코막힘 등 코염 증상에 효과적인 혈자리인데요, 양 검지손가락으로 꾹 눌러주거나 가볍게 위아래로 10회 정도 문질러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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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이상 가볍게 운동하는 일주일
가벼운 운동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자율신경의 하나인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면역 세포를 증강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가볍게 걷거나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등 유산소 운동을 살짝 땀이 날 정도로 해보세요. 운동 전후에는 몸의 근육을 이완시키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 운동으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단,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적절한 운동량에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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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음식으로 꾸리는 봄 식탁
먼저 도라지는 폐나 기관지에 좋은 한약재로도 널리 쓰입니다. 미세먼지로부터 목을 보호하는 데도 도움을 줍니다. 생연근즙인 우즙(藕汁)은 〈동의보감〉에 따르면 토혈을 멎게 하고, 어혈을 삭인다고 합니다. 코피를 자주 흘리는 아이는 연근을 갈아 즙을 먹이면 코피 예방 효과가 있답니다. 봄나물도 빼놓을 수 없죠. 피로로 지친 간의 회복을 돕고 소화 기능을 강화하는 데는 봄나물이 효과적인데, 특히 씀바귀를 데쳐 양념에 무쳐 먹으면 입맛이 돌며 춘곤증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봄철 생선의 대표 주자 조기는 기운을 북돋우는 역할을 합니다. 겨울을 나느라 고갈된 체력을 보충하는 데 안성맞춤이죠.
글 김계영 | 잠실아이누리한의원 대표원장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한방소아과학회, 모유수유한의학회, 면역약침학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송파육아종합지원센터 육아 토크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우리 아이 감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