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마천동에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오래된 가게가 있다. 1965년 문을 연 이래 같은 자리에서 대를 이어온 ‘일광방앗간’이 그 주인공이다. 서울미래유산은 근현대 문화유산 중 100년 후 미래 세대에 전달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억과 감성이 깃든 유산을 말한다.
일광방앗간은 56년째 성내천로 골목 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65년 최성옥 씨가 창업해 1979년부터 아들 최운용 씨가 대를 이었다. 2006년 최운용 씨가 세상을 떠난 후 아내 원재만 대표가 도맡아 운영해오고 있는데, 몇 해 전부터 딸과 며느리가 함께 일을 돕고 있다. 3대째 대를 잇는 셈이다. 유서 깊은 방앗간의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절구가 그려진 유리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쌀 빻는 기계부터 가래떡을 뽑고 써는 기계가 방앗간의 역사만큼 나이를 먹은 채 놓여 있다. 일광방앗간을 찾은 날은 마침 설 연휴 직전이라 가래떡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원 대표가 방앗간집 아들에게 시집왔을 때만 해도 인근에 방앗간이 3개였는데, 이제는 이 동네에서 일광방앗간이 유일하다. 대를 이어온 긴 세월만큼 단골도 많다. “이 동네 사람들은 물론, 살다가 이사 간 사람들도 일부러 찾아오는걸요. 종종 엄마 따라오던 딸이 어른이 돼서 떡을 사러 오기도 해요.” 이야기를 하는 중에도 한 손님은 차를 타고 와서 떡 세 상자를 싣고 가고, 또 다른 손님은 가래떡을 찾으러 왔다. 가래떡을 찾으러 온 손님에게 언제부터 이곳에 떡을 주문했냐고 묻자, 기억도 안 날 만큼 오래됐다며 미소를 짓는다.
“코로나19 이전엔 설날 가래떡을 뽑느라 쌀을 20가마씩 썼어요. 명절에도 예전처럼 가족이 모이는 일이 줄다 보니 손님도 반으로 줄었어요. 오늘은 현미 쌀로 가래떡을 뽑아달라는 분이 있어서 쌀 불리는 중이에요. 현미로 가래떡을 뽑으면 백미보다 고소한 맛이 나거든요.”
일광방앗간에서 파는 떡은 당일 생산,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한다. 요즘은 택배 시스템이 너무도 훌륭하지만, 떡을 냉동할 경우 첨가제가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좋은 쌀을 빻아 떡을 만드는 일 외에는 다른 일은 생각해본 적이 없는 원 대표는 하루하루 원칙을 지키며 반복되는 일상을 이어간다. 올해 바람이 있다면 어서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것, 그리고 이곳을 찾는 모든 분이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랄 뿐이다.
| 주소 송파구 성내천로39길 27-1(마천역 2번 출구)
| 문의 02-406-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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