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 이전, 기본에 충실해야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대재앙은 우리 변호사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다. 법원의 휴정, 검찰 조사와 구치소 접견의 제한 등 일상과 업무에 많은 장애를 가져왔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국민의 인권 옹호와 사회 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대한변호사협회는 대구에 마스크 1만 장을 기부하고 12억 원이 넘는 성금을 전달했으며, 〈COVID-19 법률 상담 Q&A집〉을 제작해 배포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
제한적 생활은 예전 일상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한편으로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가져다주었다. 집 가까이에 있는 송파문화원도 다시 보이고,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보건·의료인에 대한 감사와 소중함도 느꼈다. 세련된 구정 소식지를 통해 많은 사업이 언택트로 전환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를 유치하기 위해 송파구가 힘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예종은 엘리트 예술인을 양성하기 위한 특수 국립대학이다. 조선 왕릉(의릉) 복원 계획에 의해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여러 자치단체가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자칫 우리 사회 갈등으로 비화될까 염려스럽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고민도 깊어질 것 같다.
“혼란스러울 때는 원칙으로 돌아가서 생각하라”는 말이 있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그럼 한예종 이전 시 고려해야 할 기본은 무엇일까? 바로 학교 설립 이념을 구현할 최적의 장소여야 한다. 이런 점에서 송파구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통합 캠퍼스를 통한 융·복합 교육으로 세계적 예술인 양성이 가능할 뿐 아니라 풍부한 문화 인프라와 교통 등 입지 조건, 학교 주체인 학생과 교직원의 의견, 여기에 송파의 각종 문화 플랜과 정책들까지, 아무리 살펴보아도 한예종 이전 지역으로 송파만 한 곳은 없어 보인다.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송파구 한예종 유치 상임자문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