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일하다 보니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 바이브컴퍼니 송길영 부사장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찬찬히 걸어왔다. 결과보다 과정이 즐거운 일이었기에 그는 오늘도 빅데이터라는 광산에서 사람의 마음을 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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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세상에 없던 직업이다 보니 성과를 내기까지 지난한 시간을 견뎌야 했어요.
힘들어도 계속했지요. 이 일이 너무 좋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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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마인드 마이너(Mind Miner)라고 정의하는데요, 어떤 일을 하나요?
저는 사람들이 남긴 흔적을 그러모아 마음을 캐는 마인드 마이너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학문적으로 데이터 마이닝(data mining)이라고 부르는데요, 빅데이터라는 광산에서 사람의 마음 조각을 채굴한다는 뜻에서 마인드 마이너라는 단어로 제 일을 정의했어요. 늘 입는 셔츠 소매 끝에 마이닝 마인즈(mining minds)라고 새겨 시계를 볼 때마다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되새깁니다.
빅데이터란 무엇이며, 어떻게 쓰이나요?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SNS에 남긴 수많은 정보 속엔 의도와 생각이 들어 있어요. 빅데이터 전문가는 그를 기반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보를 분류, 분석, 해석하는 일을 합니다. 예를 들면 ‘혼밥’이 의미 있는 숫자로 등장한 것이 2013년인데요, 지난해는 혼술·혼영 등 ‘혼+섬싱’이 65개로 늘어났어요. 그런 변화를 외식업계에서 감지하면 매장에 1인용 테이블을 미리 늘릴 수 있겠죠. 이것이 빅데이터의 효용입니다.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일을 하면서 언제 뿌듯한가요?
매일 놀라고, 뿌듯해요. 사람의 생각을 알게 되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매일매일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기쁨이 아주 큽니다. 반면 이 일이 세상에 없던 직업이다 보니 성과를 내기까지 지난한 시간을 견뎌야 했어요. 힘들어도 계속했지요. 이 일이 너무 좋았으니까요.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해야 하는지 궁금해할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막연히 ‘빅데이터 전문가가 되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우선 내가 관심 있는 사회문제나 영역을 생각해보세요. 빅데이터 전문가도 수집하는지, 가공하는지, 분석하는지에 따라 분야가 각각 다르거든요.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분야를 정하고 공부하길 바랍니다.
10년 후에도 빅데이터 전문가는 유망한 직업일까요?
빅데이터라는 용어는 사라질 거예요.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는 관련 직업이나 부서 앞에 ‘e’라는 타이틀이 붙었지만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요. 빅데이터가 일반화되면서 용어는 사라지고, 분석 방법론과 데이터 이해의 기법은 더욱 정교해질 것입니다.
청소년이 4차 산업 시대에 새롭게 등장하는 직업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그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 닥친 일입니다.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직업은 자동화되는데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어요. 직업의 유효기간이 인간의 수명보다 짧아지는 거죠. 우리 모두가 변화에 적응할 것인가, 그에 맞춰 꿈을 변주해나갈 것인가 고민해야 합니다.
진로 탐색 중인 청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마다 집중하는 분야가 다를 뿐 누구나 호기심을 가지고 있어요. 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좋은 직업에 전도되지 말고, 내 안에 있는 열망을 발견했으면 합니다. 그 열망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것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