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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빛나는 송파인] 신명 나는 춤사위로 과거와 현재를 잇는다, 송파산대놀이 보유자 함완식
2021-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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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문화재 함완식 씨는 국가무형문화재 제49호 송파산대놀이 보유자다. 그는 공연이 있는 날엔 옴중탈을 쓰고 춤추고, 공연이 없는 날엔 제자들을 가르치며 전통문화의 맥을 잇고 있다. 송파산대놀이를 매개로 송파의 뿌리를 알리고자 하는 그를 서울놀이마당에서 만났다.

인간문화재 함완식 씨

250년의 시간을 이어온 송파산대놀이

“송파나루 장터의 춤판을 계승한 송파산대놀이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전승되는 탈놀이입니다. 송파 지역에서 전승되어온 탈놀이여서 송파산대놀이라고 부르지요. 마당 구성도 탈놀음 열두 마당을 고스란히 전승하고 있어요.”
함완식 보유자가 눈빛을 반짝이며 송파산대놀이를 소개한다. 송파산대놀이는 250여 년 전 송파나루에 장이 설때마다 벌어진 탈꾼들의 신명 나는 춤판이었다. 당시 송파나루에는 객주만 270여 곳으로, 임금에게 진상하는 꿀단지도 송파를 거친다는 말이 돌 정도로 큰 장터가 섰고, 장이 서면 어김없이 산대놀이 공연이 펼쳐졌다. 조선 시대에는 정월 대보름·백중·한가위 등 명절에 흥겨운 놀이판을 벌였으며, 백중에는 각 지방의 연희자를 초청해 일주일씩 탈놀음하기도 했다. 무대와 객석이 따로 없어 연희패와 관객의 구분도 없는 송파산대놀이는 3시간가량 펼쳐지는데, 시대상을 풍자하는 재담과 춤과 노래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세월이 흘러 송파나루 장터는 사라졌지만, 잠실 서울놀이마당에선 여전히 풍자와 해학이 담긴 송파산대놀이 공연이 열린다.

서울놀이마당에서 열리는 송파산대놀이
▲ 서울놀이마당에서 열리는 송파산대놀이

다양한 탈
▲ 다양한 탈


송파산대놀이와의 만남

송파산대놀이에는 말뚝이, 취발이, 먹중, 신할애비, 해신어멈 등 흥미로운 인물 군상의 탈 32가지가 등장한다. 함완식 보유자는 그중 옴중탈을 쓰고 춤을 춘다. 이름대로 옴이 옮은 중의 탈로, 송파산대놀이 열두 마당 중 제2마당에서 먹중과 다툼을 벌이는 역할이다.
함완식 보유자가 옴중탈을 만난 것은 우연을 가장한 운명이었다. 송파구 가락동에서 태어나 동대문구 창신동에 살았는데, 그때 당시 송파산대놀이보존회가 창신동 인근에 있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그가 선배의 권유로 송파산대놀이보존회를 찾았을 때 스승들은 그를 ‘옴중감’이라고 입 모아 말했다. 춤을 배운다고 하자 집안 어른들이 반대했지만, 그는 이미 산대놀이에 푹 빠져 있었다. 군대에 가서도 고참들 몰래 연습했다. 학교를 마치고 사회에 나가 일을 하면서도 그의 송파산대놀이 사랑은 멈출 줄 몰랐다. 동국대에서 식품공학을 공부한 그는 보건학 박사와 산업위생관리기술사 자격을 갖추고 산업안전보건교육원에서 교수로 일하면서도 송파산대놀이 전승에 힘썼다. 송파산대놀이의 춤사위를 적용한 체조가 산업재해율을 낮춘다는 내용의 논문까지 썼다. 오랜 기간 이수자와 조교생활을 거쳐 2006년 52세의 나이에 문화재청으로부터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았다. 특히 그는 송파산대놀이에서 가장 어렵다는 염불장단 춤인 삼진삼퇴, 용트림 등의 춤을 능숙하게 춰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그런 그도 탈 없이 ‘민얼굴’로는 타령 한마디 내뱉기 어렵다고 한다. 탈 뒤로 자신을 숨겨야 걸쭉한 대사도 거침없이 할 수 있다고. 그렇게 한바탕 놀고 나면 속이 다 후련해진다. 어쩌면 그 매력에 빠져 일생을 송파산대놀이에 열정을 바친 것이리라.

옴중과 먹중의 놀이 모습
▲ 옴중과 먹중의 놀이 모습

송파구에서 받은 감사패
▲ 송파구에서 받은 감사패


함완식 보유자가 꿈꾸는 미래

어느새 함완식 보유자는 그가 송파산대놀이를 처음 배우던 당시 스승의 나이가 되었다. 제자들을 가르치며 송파산대놀이 전수와 보존에 힘쓰는 그에게는 또 다른 꿈이 있다. 송파산대놀이 전수자들이 송파구의 유치원과 초등학교부터 서울시 학생들에게 송파산대놀이를 가르치는 것이다. 그럴 경우 살아 있는 역사교육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누구보다 강한 의지와 열정으로 송파산대놀이를 계승해온 그는 앞으로도 계속 송파산대놀이를 매개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삶의 지혜를 나누며 살아갈 것이다.

송파소식 2021년 02월호
송파소식 2021년 02월호
  • 등록일 : 2021-01-26
  • 기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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