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하트하트오케스트라 이한결 단원에게 트럼펫은 꿈이자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다. 오케스트라 공연뿐 아니라 찾아가는 강연형 공연도 활발히 하며, 발달장애인도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무대 위에서 제일 행복한 하트하트오케스트라 단원
12월 3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하트하트오케스트라의 ‘하트 투 하트 콘서트’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이한결 트럼피터를 만났다. 하트하트오케스트라는 2006년 하트-하트재단에서 발달장애인을 단원으로 구성해 창단한 오케스트라다. 매해 12월에는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해 하트-하트재단과 예술의전당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정기 연주회가 있다. 하트하트오케스트라 창단 단원인 그는 2018년 뉴욕 카네기 홀, 워싱턴D.C. 존F.케네디센터 등 세계적 공연장의 무대에 오른 연주자다. 2019년 도쿄 한일 축제 한마당 공연에서는 유창한 일본어로 직접 곡 설명을 하기도 했다.
“연주를 할 수 있는 무대라면 규모에 상관없이 어디든 즐거워요”라고 말하는 이한결 트럼피터는 하트브라스앙상블 멤버이자 발달장애인 인식 개선 강사로도 활약 중이다. 하트브라스앙상블은 초등학교를 찾아가 스토리텔링을 더한 강연형 공연을 펼치며 장애인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전국의 초등학교로 연주하러 다녔을 정도다. 그럴 때마다 하트브라스앙상블은 발달장애인이니 쉬운 곡을 연주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고난도의 곡을 선보이곤 했다. 노력하면 누구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말보다 감미로운 선율로 전하기 위해서다.
▲ 이한결 단원과 어머니.
리코더 부는 소년에서 트럼피터로
이한결 트럼피터가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게 된 데는 트럼펫의 역할이 크다. 2006년 어머니의 권유로 하트하트오케스트라 오디션을 볼 때만 해도 그는 복지관에 다니며 리코더를 부는 소년이었다.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뽑힌 후 유포니움을 거쳐 트럼펫을 만났다. 트럼펫의 화려한 기교와 다양한 음색에 반했다. 가볍고 어디서든 불 수 있는 악기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트럼펫이 좋아서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새 트럼펫 연주자가 되어 있었다.
돌이켜보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모든 과정이 도전이고 성장이었다. 남들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연습에 몰두해야 했고, 주변의 도움도 필요했다. 늘 믿고 응원해주는 어머니와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 하트-하트재단에서 만난 조현우 선생님의 든든한 지도가 크나큰 힘이 됐다. 공감 능력이 높은 선생님은 진지하게 음악을 가르쳐줄 뿐 아니라 진로를 함께 고민해주었다. 그 덕에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원 과정에도 진학했다. 대학 진학 후 협연을 앞두고 트럼펫이 잘 불리지 않는 일을 겪었지만, 주법을 바꾸어가며 슬기롭게 극복했다. 주법을 바꾼 이후 연주 활동을 활발히 하며 음악 생활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여행하듯 연주하는 삶을 꿈꾸며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며 다른 악기 소리를 듣는 것을 배웠어요.” 오케스트라를 통해 그가 배운 것은 트럼펫만이 아니었다. 발달장애 단원들이 모여 연습을 하다 보니 힘든 점도 많지만, 서로의 악기 소리를 들으면서 하모니를 이루어왔다. 서로의 음악에 집중하면서 조화를 이루고, 이를 통해 사회성을 향상시킨 것이다. 그런 경험이 쌓여 하트하트오케스트라가 점점 큰 무대에 서게 된 것이리라.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 이한결 트럼피터는 늘 새로운 무대를 꿈꾼다. 그의 꿈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연주자의 삶이다. 여행하듯 연주하고, 연주하듯 여행할 미래를 위해 오늘도 트럼펫을 분다.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하트 투 하트 콘서트
일시 2020년 12월 3일(목) 오후8시
장소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출연진 하트하트오케스트라, 지휘 안두현, 비올리스트 김상진,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 첼리스트 김민지, 바이올리니스트 이동현, 바리톤 박현수
문의 하트-하트재단 010-5328-2134
▲ 하트 투 하트 콘서트.
▲ (왼쪽) 연주하는 이한결 단원. (오른쪽) 2018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