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 교통, 방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재 전문가로 맹활약해온 김근영 강남대 교수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이 사회의 공익적 부분에 활용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재난 유형이 60가지가 넘는 지금, 우리가 사는 도시인 송파는 재난을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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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계획하고 재생하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수로서 방재는
매우 흥미로운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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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학과 교수면서 방재 전문가로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방재 전문가는 어떤 일을 하나요?
방재 전문가는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연구, 교육, 정책 개발, 자문을 하는 사람’입니다. 방재 전문가는 재난 관리를 예방, 대비, 대응, 복구 단계로 구분합니다. 단계별로 필요한 분야와 전문가가 다르고, 재난 유형에 따라 관리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도시 방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994년 1월에 미국 LA에서 발생한 노스리지 지진입니다. 당시 LA의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공부 중이었는데요, 지도 교수님이 논문 주제를 ‘노스리지 지진이 LA 도시 고속도로와 경제에 미친 실제 영향’으로 제안해 그 연구를 하며 미국의 방재 정책과 연구, 정부 체제와 기관의 역할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일하면서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도시계획, 교통, 방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앙정부와 광역 지자체, 공사 등 다양한 기관의 위원회에 참여했습니다.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이 사회의 공익적 부분에 활용될 때 가장 뿌듯합니다.
현재 한국의 방재 시스템은 어떤가요? 또 최근 긍정적 변화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재난은 사회의 아픈 부분을 그대로 드러내죠.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유럽이 보여준 의료 시스템과 고령자 복지시설, 외국인 혐오 정서가 그렇습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에요. 공공성을 위해 희생될 수 있는 개인 프라이버시, 재난이 발생하면 표출되는 과도한 경계심과 호기심도 우리 사회의 민낯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인식하고 고민한다는 점은 긍정적 부분입니다. 그렇게 한국은 재난을 경험할 때마다 한 걸음씩 전진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송파구는 CCTV통합관제센터,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홀몸어르신 복지 시스템, 안전체험교육관을 통해 안전한 도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전문가로서 송파구의 노력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송파구의 이런 관심과 노력은 시대를 앞서가는 행동이라고 생각해요. 몇 가지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첫째, 송파구가 추구하는 안전 도시의 철학과 목표를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합니다. 둘째, 예산과 인력 등 다양한 제약 조건 때문에 송파구가 완벽한 안전 도시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정책과 사업, 활동을 어떤 절차를 통해 누구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해야 할지 신중히 결정하는 일이 중요할 것입니다.
도시공학과 교수로서 이 분야로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도시의 역사는 오래됐으나 도시공학의 역사는 짧습니다. 70~80년밖에 되지 않아 발전 잠재력이 높은 학문이란 얘기죠. 도시공학은 우리 인간이 사는 터전을 계획하는 대표적인 융·복합 학문으로 매우 매력적인 분야이니 사회에 호기심이 많은 학생이 지원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송파쌤 인물도서로 활동하시면서 꼭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좋은 도시를 만드는 요소 중 하나가 안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고도화된 도시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중요한건 재난 예방과 극복이죠. 우리 사회가 지향해온 압축 도시에서 안전한 삶을 살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멀리보고 계획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