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시작했지만 국내외에서 호응받으며 유명한 서적과 잡지에 작품이 실리고, 전시도 여러 번 열었다. 어느덧 한국 대표 브릭 사진가가 된 이제형 작가는 지금 우리나라의 역사적 순간들을 재현한 작품 사진을 선보이고 있다.
브릭 사진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의 완전체
40년 넘게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마니아이면서 30년간 취미로 사진을 찍어온 이제형 작가는 자신의 ‘덕후’ 활동을 집약해 브릭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스타워즈〉 캐릭터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인 ‘스톰트루퍼’로 에피소드를 만든다. 이제형 작가의 작품은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와 관련한 에피소드 외에도 영화의 감동적 장면, 사회 이슈, 소소한 일상 이야기 등을 다양하게 담고 있다. 하나둘 시간 날 때마다 만들어 플리커에 작품 사진을 올린 순간, 브릭 사진 마니아들은 그의 작품에 환호한다. 덕분에 영국의 잡지사에서 자사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싶다고 연락해왔으며, 영국 DK 출판사의 브릭 서적에도 이제형 작가의 작품 사진이 실리게 되었다.
“사진으로 스토리텔링을 전달하는 것이니 국경이나 언어의 벽을 넘어 작품에 공감하는 것 같아요. 사진 한 장을 찍을 때 별다른 설명 없이 누구라도 금세 이해할 수 있는 장면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2018년 말부터 역사적 순간을 재현한 브릭 사진에 도전
오랜 기간 〈스타워즈〉 브릭 사진을 촬영해온 이제형 작가는 2018년 말부터 ‘독립운동’ 작품을 시작해 우리나라의 역사적 순간들을 브릭으로 만들어 작품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브릭 서적에도 작품이 실리고 개인전과 단체전은 물론 유명 카메라 브랜드의 공식 갤러리에서 단독 사진전도 진행했어요. 역사가 깊은 월간 〈사진〉에도 작품 사진이 실렸고, 청와대에서도 전시를 했습니다. 사실 사진을 취미로 하는 사람으로서 이보다 더 큰 영광이 없을 정도로 제가 이루고 싶은 것은 모두 이루게 되었지요. 그래서 이제는 뭔가 보람 있고 뜻깊은 작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2019년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100주년이 되는 해였어요. 그 사실을 알고 마블의 어벤저스보다 더 멋진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들의 어벤저스를 알리고자 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해 장면을 재현해야 하므로 역사 공부를 해야 했다. 또 레고 제품에 없는 독립운동가와 조선인을 브릭으로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당시 자료를 보면서 창작품을 만들어야 했다. 무엇보다도 팔다리가 짧고 귀엽게 생긴 미니 피규어로 엄숙한 역사적 순간을 표현해내는 것은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
▲ 조선 수군 출정
▲ 3.1 만세운동과 유관순 열사
호국보훈은 나라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
“역사적 장면을 재현하는 작품을 만들어오면서 제가 잘못 알고 있는 역사 이야기가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이러한 작품 과정을 통해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되고 바로 알게 되며, 나라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형 작가는 앞으로도 우리나라 역사를 레고로 재현하는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최근에 작업한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을 시작으로 병자호란, 안시성 전투 등 재현하고 싶은 역사 이야기가 많다고 한다. 또 역사를 재현한 브릭 창작품과 사진을 함께 전시해 어린 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전시회를 개최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물론 이재형 작가의 위트 있는 〈스타워즈〉 시리즈 외 다양한 브릭 사진 작업도 계속된다. 그의 작품은 개인 블로그, 인스타그램, 플리커, 유튜브를 통해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하얼빈 역의 증기기관차를 표현하기 위해 드라이 아이스를 이용한 연기를 실제로 만들어내 촬영했다.
이제형 작가가 독립운동가 사진 중에서 가장 아끼는 사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