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터뷰] 나태주 시인
나처럼 너도 꽃을 피워라
2019-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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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나태주 시인이 등단 50주년을 맞이했다.
짧지만 아름다운 언어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노래하는 나태주 시인.
송파인물도서관의 ‘인물도서’ 나태주 시인이 송파구민을 위해 희망의 시 한 편을 건넸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시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를 즐겨 읽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 ‘풀꽃 1’이란 시는 귀에 익숙할 것이다. 기교 없이 말을 건네듯 쓰는 나태주 시인의 시는 계속 읊조리게 된다. 나태주 시인의 시집 한 권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시가 이토록 읽기 쉬웠던가’라는 생각이 든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모국어만의 친밀한 정서가 담백하게 들어 있으며, 시를 통해 전해지는 감동도 강렬하기보다 가랑비에 젖듯 마음에 잔잔히 스며든다. 사람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가 오래 여운을 남기기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2020년은 나태주 시인이 등단한 지 50년이 되는 해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시인으로 등단해 교장으로 정년 퇴임을 했고, 이후에는 시를 쓰고 강연도 하며 활동해왔다. 50주년을 맞이해 신간 시집으로 낸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는 자서전처럼 그의 인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시는 언어를 상생력 있게 표현하는 것
나태주 시인은 시상이 떠오를 때 펜보다 스마트폰을 꺼낸다. “유목민의 삶처럼 유연하게 살아야 해요. 떠오르면 바로 적어야 하죠. 나는 대부분의 시를 스마트폰 메모장에 기록합니다.” 시공간의 구애 없이 시를 써 내려가듯 나태주 시인의 시도 정형화된 틀 없이 춤추는 듯하다. 그래도 시를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시에서 중요한 것은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여기서 출발해 언어를 표현합니다. 시를 쓸 때는 언어를 상생력 있게 표현하려 해요. 서로 어울려서 조화를 이뤄 서로를 살려주는, 그런 언어 조합으로 시를 씁니다.” 이렇게 하면 언어 간에 리듬이 생기고, 편안하게 읽힌다.
나도 이렇게 꽃을 피웠으니 너도 꽃을 피워라
지난 10월, 송파글마루도서관에 ‘송파인물도서관’이 개관했다. 나태주 시인은 앞으로 송파구민과 지혜와 경험을 나눌 명사로 구성된 ‘인물도서’로 꼽혔다. 신년을 맞이해 나태주 시인이 송파구민에게 자신의 시 한 편을 추천했다. ‘기도 1’이라는 시다. “주저앉지 말고 나보다 더 힘들고 외롭고 지친 사람을 생각하세요. 그러면 당당해질 겁니다.” 다른 이와 비교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위를 보기보다 아래를 보면서 삶을 성의 있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 길바닥에 있는 풀꽃이 이야기하듯 ‘나도 이렇게 꽃을 피웠다. 그러니 너도 꽃을 피워라’라고 말이다.
나태주 시인은 자신의 시가 다른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힘들더라도 소망을 가지고 행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더 좋아질 거라고 믿어야 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가 한 번 더 당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지만 아름다운 언어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노래하는 나태주 시인.
송파인물도서관의 ‘인물도서’ 나태주 시인이 송파구민을 위해 희망의 시 한 편을 건넸다.
송파인물도서관 ‘인물도서’ 나태주 시인이
송파구민에게 건네는 시 한 편
기도 1
나태주
내가 외로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추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가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생각나게 하여 주옵소서
더욱이나 내가 비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비천한 사람을
생각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때때로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게 하여 주옵소서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송파구민에게 건네는 시 한 편
기도 1
나태주
내가 외로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추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가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생각나게 하여 주옵소서
더욱이나 내가 비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비천한 사람을
생각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때때로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게 하여 주옵소서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시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시를 즐겨 읽지 않는 사람이라도 이 ‘풀꽃 1’이란 시는 귀에 익숙할 것이다. 기교 없이 말을 건네듯 쓰는 나태주 시인의 시는 계속 읊조리게 된다. 나태주 시인의 시집 한 권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시가 이토록 읽기 쉬웠던가’라는 생각이 든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모국어만의 친밀한 정서가 담백하게 들어 있으며, 시를 통해 전해지는 감동도 강렬하기보다 가랑비에 젖듯 마음에 잔잔히 스며든다. 사람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가 오래 여운을 남기기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2020년은 나태주 시인이 등단한 지 50년이 되는 해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시인으로 등단해 교장으로 정년 퇴임을 했고, 이후에는 시를 쓰고 강연도 하며 활동해왔다. 50주년을 맞이해 신간 시집으로 낸 〈너와 함께라면 인생도 여행이다〉는 자서전처럼 그의 인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시는 언어를 상생력 있게 표현하는 것
나태주 시인은 시상이 떠오를 때 펜보다 스마트폰을 꺼낸다. “유목민의 삶처럼 유연하게 살아야 해요. 떠오르면 바로 적어야 하죠. 나는 대부분의 시를 스마트폰 메모장에 기록합니다.” 시공간의 구애 없이 시를 써 내려가듯 나태주 시인의 시도 정형화된 틀 없이 춤추는 듯하다. 그래도 시를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시에서 중요한 것은 아름다운 마음입니다. 여기서 출발해 언어를 표현합니다. 시를 쓸 때는 언어를 상생력 있게 표현하려 해요. 서로 어울려서 조화를 이뤄 서로를 살려주는, 그런 언어 조합으로 시를 씁니다.” 이렇게 하면 언어 간에 리듬이 생기고, 편안하게 읽힌다.
나도 이렇게 꽃을 피웠으니 너도 꽃을 피워라
지난 10월, 송파글마루도서관에 ‘송파인물도서관’이 개관했다. 나태주 시인은 앞으로 송파구민과 지혜와 경험을 나눌 명사로 구성된 ‘인물도서’로 꼽혔다. 신년을 맞이해 나태주 시인이 송파구민에게 자신의 시 한 편을 추천했다. ‘기도 1’이라는 시다. “주저앉지 말고 나보다 더 힘들고 외롭고 지친 사람을 생각하세요. 그러면 당당해질 겁니다.” 다른 이와 비교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위를 보기보다 아래를 보면서 삶을 성의 있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 길바닥에 있는 풀꽃이 이야기하듯 ‘나도 이렇게 꽃을 피웠다. 그러니 너도 꽃을 피워라’라고 말이다.
나태주 시인은 자신의 시가 다른 사람에게 위로가 되고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힘들더라도 소망을 가지고 행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더 좋아질 거라고 믿어야 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그가 한 번 더 당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