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는 지난 7월 1일부터 시민 생활의 자유 확대와 서민경제 활성화 그리고 만성적인 도시 주차난 해소를 위하여 도시 내 주차를 원칙적 금지에서 원칙적 허용으로 전환하였습니다. 8대 주정차 절대금지 구역에 불법주차는 철저히 단속하고 그 이외 지역의 주차는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명백한 교통방해, 안전 위해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단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송파구 주차단속 정책에 대해 교통, 주차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김도경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현 경찰청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현 국토교통부 교통영향평가위원회 위원
도시에서 주차 문제만큼 주민들의 일상과 밀접하면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을까. 불법주정차는 차량 흐름을 방해하고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교통안전 측면의 문제뿐만 아니라 이웃 간의 갈등을 불러오는 사회문제로 변질될 수도 있기 때문에 효율적 관리는 필수적이다.
주차문제가 발생되는 근본적 이유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지만, 한편으로는 이용가능한 주차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의 ‘요금’에 대한 저항성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불법주차가 발생하는 특성이 지역적으로 혹은 시간대별로 서로 다른 점을 고려한다면, 불법주차를 동일한 기준으로 단속하는 행위가 최선의 주차행정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물건을 사거나 식사를 하기 위해 잠시 정차한 차량이나 택배, 이삿짐 운송차량 등 불가피하게 정차해야 하는 차량까지 일률적인 기준으로 단속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최근 송파구가 주차행정의 방향을 기존의 ‘단속 중심’에서 ‘계도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은 이러한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토·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원칙적으로 단속을 중지하고, 평일에도 아침, 점심, 저녁 식사시간에는 단속을 유예한다. 택배, 이사 및 공사 등 생계형 차량의 일시적 정차에 대해서는 탄력적으로 기준을 적용한다. 이러한 변화는 주민의 실제 생활과 지역 상권의 현실을 주차행정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물론 ‘계도 중심’이 불법주정차를 허용한다는 의미로 주민들에게 잘못 전달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송파구의 정책에서도 어린이보호구역과 보도, 소방차 통행로 및 소화전 주변 등 보행자와 도로 이용자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8대 절대 주정차 금지구역에 대해서는 종전과 같이 엄격한 단속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변화는 단순한 단속 완화라기 보다는 주차로 인한 위험의 정도에 따라 행정력을 집중하는 ‘선택적 주차관리’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모든 위반을 동일하게 취급하기보다는 사고 위험과 교통방해가 큰 행위에는 엄격하게 대응하고,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행위에 대해서는 일정한 유연성을 부여하여 만성적인 주차문제로 인한 다양한 부작용에 슬기롭게 대응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주민의 생활편의 및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성공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관리가 필요하다. 단속 완화 이후 불법주정차가 지나치게 증가하거나 차량 통행속도, 보행환경, 교통사고 등에 부정적인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객관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심도있게 살펴봐야 한다. 지역별, 시간대별 여건에 따라 계도와 단속의 기준을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필요한 것은 단속이냐 계도냐라는 양자택일이 아니라 어디에서, 언제, 어떤 주차행위를 엄격하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정교한 기준 마련이다.
주차행정의 궁극적인 목적은 세수 증대를 위한 과태료 부과에 있지 않다. 시민이 도로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또 일상생활에 불필요한 불편을 겪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주차행정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송파구의 변화는 불법주차를 ‘더 많이’ 단속하는 것보다 ‘더 효과있게’ 단속하겠다는 주차행정의 기본방향을 바꾸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민 안전이라는 원칙은 확고하게 지키되 시민의 삶과 지역경제의 현실에는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 이것이 앞으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주차행정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