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교수(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대상포진은 평생 약 20%에서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다. 며칠 아프다가 괜찮아지는 질환이 아니라 실제 대상포진이 주는 고통은 심각한 경우가 많다. 특히, 50세 이상 대상포진 환자의 약 10%에서 대상포진 발생 후 수개월 이상 심한 통증이 지속되는 포진 후 신경통을 경험한다. 70세 이상은 이러한 빈도가 2배 이상 증가해서 많은 어르신들이 포진 후 신경통으로 여러 통증 클리닉을 다닌다. 진통제와 신경차단술 같은 힘든 고가의 시술을 받아야 일상생활이 겨우 가능한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다. 뿐만 아니라, 대상포진 후 합병증은 통증 외에도, 여러나라 역학데이터와 우리나라 보험공단 데이터에서도 일관되게 대상포진 발생 후 뇌졸중을 포함한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역학적 연관성이 잘 증명되어 있다. 최근에는 대상포진 후 치매 위험이 올라간다는 역학적 연관성과 더불어, 대상포진 예방접종 후 이러한 치매 위험이 감소한다는 역학적 데이터가 세계 유수 잡지에 발표된 바가 있다.
이러한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것이 가능할까? 미국에서 2017년에 단백질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이 새롭게 승인되어 사용이 시작되면서, 대상포진 예방에 획기적인 변화가 생겼다. 이전부터 사용하던 생백신(live attenuated vaccine)의 경우 3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째로 백신 예방효과가 60% 정도로 다소 낮고, 둘째로 특히 고령(70세 이상)에서 백신 예방효과가 40% 이하로 많이 감소하며, 셋째로 백신 투여 후 예방효과가 빨리 감소하여 접종 후 약 3-4년이 지나면 예방효과가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새롭게 개발된 단백질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은 이러한 제한점이 많이 개선되어, 백신 예방효과가 95% 이상으로 높고, 고령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예방효과가 나타나며, 10년이 지나도 약 80% 정도로 장기적 예방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에서는 2020년 11월 이후에 대상포진 생백신 접종을 더 이상 권고하지 않으면서 생백신은 미국 시장에서 공급이 중단되어 퇴출 되었으며 단백질 재조합 백신만 유통된다. 또한, 생백신을 접종한 경우 앞서 설명한 수년이 지나면 현저히 떨어지는 백신 효과 때문에, 이전에 생백신을 접종한 경우도 단백질 재조합 백신을 다시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살펴보자. 생백신 원개발사는 미국에서와 같이 한국에도 제품공급을 중단하였다. 그러나 다만, 국내사 카피된 생백신은 지자체 수요로 현재 공급되고 있다. 생백신보다 고가이지만 높은 수준의 예방효과와 10년 이상 지속되는 장기적인 예방효과를 고려할 때 단백질 재조합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백신 접종 정책이라고 판단된다. 생백신이 대상포진 및 포진 후 신경통 예방효과가 현격히 떨어질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공급이 중단된 백신이므로 단백질 재조합 백신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히 합리적일 것이다.
대상포진, 이것만은 꼭 알아두세요!
Q. 대상포진, 왜 걸리고 증상은 무엇인가요?
A.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해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다시 활성화되어 피부 발진과 심한 통증을 유발합니다.
Q. 대상포진은 왜 노인에게 더 위험한가요?
A. 면역력이 약한 노인은 통증도 심하고 수개월 이상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은 노인들은 회복이 느리고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Q.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A. 면역력을 유지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합니다. 균형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일반적인 방법도 좋지만 50세 이상은 백신 접종이 강력히 권장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