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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오피니언] 호숫가 미술관을 품은 멋진 도시 송파구
더 갤러리 호수 개관전 초대작가 특별 기고문
202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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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갤러리 호수 전경


하태임 서양화가

석촌호수 변에 아담하고 아름다운 예술 향유 공간이 탄생했다. 송파구 구립미술관 ‘더 갤러리 호수’가 지난 11월 22일 문을 열었다. 이 공간에서는 시장 논리에 지배되지 않고, 실험적이며 훌륭한 작품이 전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는 송파구가 서울에서 가장 살기 좋은 자치구 중 하나라고 생각해왔다. 이제 호숫가 미술관까지 품은 송파구는 살기 좋은 멋진 도시로 부를 만하다.

2025년 2월 28일까지 열리는 개관전도 멋지게 기획됐다. 지상 1층 제1전시장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소장품전을 통해 한국현대미술의 흐름을 볼 수 있으며 호수 산책로와 연결되는 제2전시장에는 색을 주제로 한 초대작가 3인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또 야외공간 곳곳에도 다양한 조각 작품이 설치돼 있다.

이번 개관전에 초대작가로 선정돼 기쁘고, 감사하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이지만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방문하기 좋아하는 관람자이기도 하다. 작품 전시를 준비하며 가장 먼저 더 갤러리 호수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전시장에서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잔잔하게 일렁이는 수면이 한눈에 들어와 작품의 느낌이 새롭게 다가온다.

낯선 도시에서 미술관에 가면 어떤 기획의 전시이며 초대작가가 누구인지도 중요하지만 내 옆에서, 또는 건너편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의 모습과 태도를 보는 재미도 있다. 잡지에서 툭 튀어나온 듯한 멋진 여인의 시선을 빼앗은 작품과 그 작품에서 눈길을 거두지 못하는 여인의 관계에 대해 상상하기도 한다. 작품의 어떤 부분이 그녀의 시선을 강탈했을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지를 유추해 보는 것이 무척 즐거운 일이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미술관에서 만난 휠체어 탄 할머니들과 뭉크의 드로잉 앞에서 토론을 벌이던 백발이 성성한 멋쟁이 할아버지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더 갤러리 호수에도 예술적 경험을 한 관람객들의 추억이 켜켜이 쌓일 것이다.


더 갤러리 호수의 전시된
작품들이 어떤 이야기로
우리 마음의 문을
노크하는지 들어보시길..

내게도 석촌호수는 추억의 공간이다. 2019년부터 3년간 대학에 입학한 딸과 함께 석촌호수 인근에서 살았다. 호숫가를 산책하고, 물안개 피어오르는 이른 아침 호수 풍경과 반짝이는 야경을 경험하며 여유와 낭만을 즐겼다. 코로나로 암담하고 답답했던 시기에 마스크를 쓰고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며 걸어야 했던 석촌호수 산책로는 우울한 시간을 위로해 주는 희망의 장소였다.

이번 전시를 통해 석양 무렵 잔잔한 호숫가에 나지막이 자리 잡은 작은 미술관 베란다에서 붉게 물든 호수를 바라보는 장면이 나의 ‘석촌호수 추억앨범’에 추가됐다.

산책길에 더 갤러리 호수에 들러 다른 관람객들과 작품에 대한 견해를 나누며 전시된 작품들이 어떤 이야기로 우리 마음의 문을 노크하는지 들어보시길 바란다. 빠르게 혹은 천천히 지나간 붓질의 여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작품에 담으려 했던 작가의 꿈을 엿볼 수 있다. 중첩된 색채의 한끝을 붙잡고, 각자의 꿈과 연결하면 어느새 작품 안에 들어가 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다.

더 갤러리 호수

서양화가 하태임 작가
프랑스 국립미술학교를 졸업하고 2018년까지 삼육대학교 전임교수를 지냈다. 모나코 국제 현대 회화전에서 모나코 왕국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있다. 국내외 총 300회 전시를 진행했으며, 지난 11월 개관한 송파구 ‘더 갤러리 호수’의 개관전 작가로 참여했다.

송파소식 2025년 01월호
송파소식 2025년 01월호
  • 등록일 : 2024-12-24
  • 기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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