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대로에서 삶의 여유와
자연의 치유를 향유하다
이석현 중앙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
보행자를 배려한 보행공간의 개선은 최근 국내의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추진된 송파애비뉴도 취지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서울의 가장 복잡한 송파대로에 차선을 줄이고 보행공간과 휴게공간을 조성한다는 점은 기존과 다른 과감한 접근이다.
또한 디자인에 있어서도 마치 정원과 같이 풍부한 녹지와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활용한 점은 전원의 풍경을 도심 한복판에 가져온 듯한 새로운 시도이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차량의 통행은 다소 어려워지겠지만 보행자는 복잡한 도심을 자연을 즐기면서 여유롭게 걸을 수 있게 될 것이고, 통일된 색채와 디자인으로 품격이 높아진 건축물과 가로디자인을 통해 상가의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이는 기존의 석촌호수와 롯데월드라는 명소를 가지고도 복잡한 가로와 산만한 건축물, 개성없는 시설물로 인해 구역 전체의 매력이 저하된 송파대로에, 삶의 여유와 자연의 치유를 향유할 수 있는 가로풍경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이 지금 시대의 진정한 명품의 가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도전이 반드시 실현되어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기를 기대해본다.
바르셀로나의 람블라스거리 / 서울의 송파대로 / 파리의 샹젤리제
정원도시 속 푸르름으로
빛나는 거리, 송파대로의 변신
홍주희 교통기술사, 전)서울시 교통담당관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의미있는 작은 움직임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그 움직임이 마침내는 커다란 기류를 만들어 새로운 도시가 된다. 그런의미에서 서울은 요즘 또 한번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듯하다. 서울 곳곳에서 차와 시멘트로 삭막했던 공간이 푸르게 변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송파대로를 명품 공간으로 만든다는 소식이 들린다. 석촌호수부터 가락시장 사거리까지 1.5km 구간의 차로수를 줄이고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공간, 녹색 휴식의 공간으로 재편성한다는 내용이다. 내심 ‘서울의 녹빛 변화가 본질적인 도시공간의 변화와 맞물리면 참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던 터라 반갑기 그지없다. 도로를 줄인다하면 당장 차가 막힐텐데라는 우려의 목소리부터 나오지만, 파리의 샹젤리제나 바르셀로나의 람블라스거리 등 여러 도시에서 시도한 도로다이어트가 차량 중심의 공간을 보행친화적으로 변화시켜 도시의 교통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차로 축소 초기에 유발될 수 있는 교통혼잡을 줄이기 위한 빈틈없는 대책을 수립하고 공간의 변화에 걸맞는 대중교통, 보행, 자전거의 이용 활성화를 도모하여, ‘송파 애비뉴사업’이 교통 및 경제적인 측면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