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의 잔불이 아직도 잡히지 않은 요즘, 불황까지 이어져 자영업의 현실은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행의 미덕을 꾸준히 이어가는 곳이 있다. “넉넉함의 정도가 나눔을 결정하지 않아요. 나눔으로써 제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계속 나누는 거죠.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오늘도 나누고 있습니다.” 이 말의 주인공은 바로 방이시장 안에 자리한 ‘좋은축산마을’ 한영국 대표다.
당일 공수한 신선한 고기를 손질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한영국 대표. 그는 2014년부터 방이시장에서 좋은축산마을을 운영했다. 날카로운 고기용 칼로 고기를 손질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지만, 정작 경력을 물으니 수줍게 웃으며 이 일을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전에는 직장 생활을 했어요. 대기업 연구원으로 오랜 기간 근무했죠. 정말 경쟁이 치열한 업무였어요.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죠. 이제껏 한 번도 하지 않은 새로운 일을 하고 싶더라고요. 전공이나 경력과 모두 무관한 완전한 새로운 일 말이에요. 그렇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한 대표는 준비 기간만 4년에 가까운 시간을 쏟아부었다. 발골법부터 축산 유통, 시장 입지 조사까지, 새롭게 시작하려는 일에 앞서 상당한 공부를 했다고. “고기의 결이나 명도 등으로 알 수 있는 질 좋은 상품을 잘 판별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기를 접하고 또 접했어요. 평소에 고기를 자주 먹는 편은 아니었는데, 공부를 하면서 질리도록 맛을 봤죠.” 이렇게 노력한 끝에 익숙함이 찾아왔고, 영업이 손에 익자 그는 판매하는 고기의 일부를 나눌 수 있는 곳을 물색했다. “대학생 때 어린이재단에 후원을 했어요. 직장 생활하면서는 오히려 못 했고요. 다시 나눔의 행복을 느끼고 싶었어요. 동주민센터나 방이복지관을 통해 지역 행사에 사용할 고기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현재는 저소득층을 위해 매달 고기를 한 집마다 2.4kg씩 나눠드리고 있어요.”
좋은축산마을이 나누는 고기는 불고기용 다릿살이다. 동주민센터에서는 매달 쿠폰을 만들어 저소득층 20명에게 나눠주는데, 이걸 매장으로 가지고 오면 한 대표가 고기를 내준다. 쿠폰 한 장에 2.4kg의 고기를 제공하니, 한영국 대표가 매달 나누는 고기양만 해도 48kg이다. “어릴 적 저희 삼 형제를 넉넉히 먹이려고 고생하셨던 어머니 모습이 눈에 선해요. 풍족하게는 아니더라도 맛있는 고기를 단 하루라도 넉넉히 먹을 수 있다면 그게 부모 입장에서는 큰 기쁨일 것 같았어요.” 맛있는 고기를 넉넉하게 먹을 때의 행복, 풍성한 식탁이 안겨주는 기쁨을 한 대표 역시 잘 알기에 그는 이 나눔이 끝나는 시점은 한순간도 생각해본 적이 없단다. 나눔이 행복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은 오직 한 번이라도 나눔을 실천해본 자만이 알 수 있는 비밀과도 같다고.
“좋은축산마을 덕분에 맛있는 고기를 배불리 먹었어요!”라는 인사가 그에게는 선행을 지속해나갈 수 있는 무엇보다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좋은축산마을(방이점)
주소 송파구 백제고분로48길 15
문의 02-421-3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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