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슬러 올라가면 할머니부터 시작된 바느질이 어머니를 거쳐 그 딸에게 이어지기까지, 참으로 오랜 시간이 흘렀다. 이예심 오리미 대표는 물려받은 노련한 기술에 세련된 디자인을 더해 전통과 모던함이 어우러진 한복을 선보이고 있다.
방이동에 위치한 한복집 ‘오리미’는 22년째 같은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이예심 대표의 어머니는 스스로 옷을 지어 입었을 뿐 아니라 남다른 손재주를 갖고 있었다. 그 손재주를 살려 한복집을 열고 40년 가까이 한복을 지었다. 마침 주차하기 편하고 넓은 매장을 알아보다가 2000년 방이동에 터를 잡았다. 어머니가 한복 짓는 모습을 보고 자란 이 대표는 자연스럽게 의상학과를 선택했고, 졸업 후 궁중 복식을 배워 양장과 한복 디자인을 두루 섭렵했다. 게다가 양잠을 한 할머니 덕에 어릴 적부터 뼛속까지 의복과 인연이 깊었다. ‘오리미’라는 이름도 할머니가 양잠을 하던 충청도의 지명을 그대로 따왔다. 어머니가 한복집을 운영하던 시절은 한복이 한창 호황을 누리던 때였다. 그때는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바느질을 해야 했는데, 대학 시절부터 그런 어머니 밑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배워나갔다.
방이동으로 옮겨온 후 이 대표가 정식으로 한복집을 맡아 운영했다. “한복 한 벌을 맞추려면 고객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눠야 해요. 각자 원하는 스타일이 있고, 그것을 서로 이해하면서 맞춰나가는 부분이 오래 걸립니다.” 그럼에도 코로나19를 겪은 지난 2년은 정말 혹독했다. 결혼식이 취소되는 경우가 많았고, 결혼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한복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는 경우도 흔했다. 다행히 SNS를 보고 해외에서 연락을 해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아이의 돌복을 지어 해외로 배송했는데, 이것을 본 주변 사람들로부터 연이어 주문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임종을 앞둔 부모님에게 수의 대신 가장 예쁜 한복을 입혀드리고 싶다며 의뢰가 들어온 적도 있다. 한국인에게 한복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입는 옷인데, 그 범위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이 대표는 매우 안타깝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의 문화가 세계에 알려지고 있고, 한복이 젊은이에게 어필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화려하고 스타일리시한 한복은 파티복으로도 손색이 없다며, 앞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주소 송파구 백제고분로 498 광동빌딩 1층
| 문의 02-420-3342
송파구의 유산과 같은 오래된 가게를 추천해주세요!
접수 이메일(hongbo@songpa.go.kr)
문의 홍보담당관 02-2147-2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