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올레길이 있다면 서울에는 송파둘레길이 있다. 송파둘레길은 송파구 외곽을 따라 흐르는 4개 하천인 성내천, 장지천, 탄천, 한강을 잇는 21km의 ‘순환형 산책로’다. 둘레길 코스 역시 1코스 성내천 구간(6km), 2코스 장지천 구간(4.4km), 3코스 탄천 구간(7.4km), 4코스 한강 구간(3.2km) 네 가지. 서울에서는 보기 드문 ‘물길’이기에 걷다가 마주치는 풍경이 더욱 싱그럽게 다가온다. 물길과 숲길을 따라 네 구간을 완주하려면 5시간 30분 걸리는데, 올림픽공원·장지근린공원·방이습지 등 자연 명소와 가든파이브·가락시장 등 송파구의 주요 상권까지 촘촘히 이어져 있어 사통팔달 송파 지역 어디서든 접근 가능하다. 일상이 힘들고 지칠 때 송파둘레길에서 자연을 벗 삼아 산책을 시작해보자.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1코스 성내천 구간
1시간 30분 소요
6km
한강 합수부에서 성내천을 따라 성내4교까지 이어지는 약 6km의 성내천 구간은 푸른 자연과 어우러지는 도시경관을 모두 만끽할 수 있는 멋진 코스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걷다 보면 수로 위에 놓인 징검다리와 그 풍경을 즐기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모습에 절로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자꾸 걷고 싶어진다. 계절마다 다양한 옷으로 갈아입는 성내천은 다채로운 자연경관을 보여준다. 성내천 벼농사 체험학습장에서는 5월 모내기가 끝나면 도심 속 농촌 풍경을 즐길 수 있으며, 야생화 단지에서는 백일홍·코스모스·금영화 등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풍납토성, 올림픽공원, 방이습지 등 송파구의 여러 명소로 진입할 수도 있어 연계 체험이 가능한 지리적 특성 역시 큰 장점이다.
▲ 성내천 징검다리를 건너는 어린이들.
▲ 벚꽃이 만개한 4월의 아름다운 성내천.
▲ 성내천 포토 존에서 바라본 풍경.
숲으로 난 푸른 길
2코스 장지천 구간
1시간 10분 소요
4.4km
성내4교에서 거여고가도로 하부를 지나 장지근린공원, 장지천으로 이어지며 청신한 숲의 향기를 흠뻑 즐길 수 있는 약 4.4km 구간이다. 거여고가도로 하부는 벽면 녹화 사업을 통해 푸른 길로 새롭게 단장했으며, 장지근린공원에는 다양한 수목이 식재되어 있어 산책하며 휴식을 취하기 제격이다. 키 큰 메타세쿼이아가 늘어선 오솔길을 걷기만 해도 피톤치드가 온몸으로 스며드는 듯하다. 장지천 산책로 곳곳에는 벤치가 놓여 있어 잠시 숨을 고르며 쉬어 가기도 좋다. 산책을 마치고 산책길 끝자락에 이어진 가든파이브에서 쇼핑과 먹거리를 즐기는 것도 적극 추천한다.
▲ 금계국이 만발한 6월의 장지천.
▲ 피톤치드 가득한 메타세쿼이아길.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걷는 즐거움
3코스 탄천 구간
2시간 소요
7.4km
3코스 탄천 구간은 장지천 합수부에서 가락시장, 잠실종합운동장을 거쳐 한강까지 이어지는 7.4km의 ‘도심 속 생태길’이다. 지난 7월 광평교에서 삼성교까지 4.4km에 이르는 구간을 연결하면서 송파구를 둘러싼 4개 하천을 서로 잇는 순환형 송파둘레길이 마침내 완성되었다. 그동안 수풀이 우거져 외부와 단절된 곳을 이제는 신나게 걸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탄천 구간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언제든 계절의 변화에 따른 생태 환경의 다채로운 모습을 만끽하면서 거닐 수 있다. 꼬마물떼새, 중대백로, 황조롱이 등 희귀종 조류도 직접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새롭게 조성한 산책로에서는 전망대를 통해 계절에 따른 풍광의 변화와 각종 자연 생태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 광평교에 위치한 송파둘레길 지주형 홍보 조형물.
▲ 야생동물을 배려하는 탄천의 은은한 야경.
▲ 산책하며 즐기는 탄천 구간의 생태길.
한강을 품은 길
4코스 한강 구간
50분 소요
3.2km
탄천에서 잠실한강공원을 경유해 성내천까지 연결되는 한강 구간에서는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드넓은 한강의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잠실종합운동장과 잠실 선착장, 한강공원, 캠핑장, 잠실어도, 생태화공원 등 한강의 여러 명소를 찾아 휴식과 레저를 함께 즐기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노을이 한강을 붉게 물들이는 해 질 녘에 물소리, 바람 소리, 자전거 소리에 귀 기울이며 유유히 걷다 보면 어느새 3.2km를 완주하게 된다. 소요 시간 50분의 짧은 구간이지만, 그 길을 걷고 난 뒤 남는 여운은 결코 짧지 않다.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느끼며 저무는 해를 바라보면 고단했던 일상을 되돌아보고 새롭게 시작할 내일을 기대하게 된다.
▲ 주말 오후, 여유로운 한강의 풍경.
▲ 한강 구간 입구 사인물과 스탬프 인증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