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 왕실 묘역,
석촌동 고분군
석촌동 고분군은 구민들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거나 산책 또는 운동을 하기 위해 찾기도 하는 생활 속 공간이다. 이렇듯 익숙한 곳이지만, 한성백제 시대에 살던 왕족이나 귀족의 무덤으로 백제인의 삶을 가늠해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유적지다. 돌을 여러 개 계단처럼 쌓아 올린 돌무지무덤은 고구려 초기 형태로, 백제와 고구려와의 연관성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규모가 가로세로 50m에 달하는 3호분은 ‘한국의 피라미드’라고 일컫기도 하는데, 백제의 최전성기를 이끈 근초고왕의 무덤으로 추정한다. ‘석촌’이라는 이름도 돌무지 무덤이 많은 데서 유래했다. 또한 매년 백제고분제(동명제)가 열리는 뜻깊은 장소이기도 하다.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차분히 사색할 수 있는 역사적 공간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은 삶을 한층 윤택하게 만든다.
베트남 마지막 왕국의 수도,
후에 카이딘 황제릉
베트남 응우옌 왕조의 수도이던 후에에는 왕국의 12대 황제인 카이딘의 묘가 있다. 카이딘 황제는 친프랑스 정책을 펼치며 화려한 삶을 즐겼는데, 그 흔적이 황제릉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11년 동안 건축해 1931년 완공했는데, 동서양의 양식이 혼합되어 독특하고 화려한 건축을 보여준다. 큰 용이 새겨진 웅장한 계단을 오르면 무관과 문관, 코끼리와 말 등이 마주 보는 석상이 나타난다. 황제릉의 핵심인 천정궁은 고딕 양식의 석조 건물로, 금박을 입힌 카이딘 황제의 등신상과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 벽과 천장 등 내부 장식은 금박, 자개, 색유리 등으로 꾸며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무덤이라기보다 궁전같이 느껴지기도 하는 이곳은 베트남과 유럽 문화가 섞인 독특한 모습으로 사랑받는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