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는 올해로 3년째 아트테리어 사업을 진행 중이다. 소상공인은 가게를 쾌적하게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지역 예술가는 창작의 기회를 얻어 상부상조하는 프로젝트다. 송파구에서 지난 2년간 아트테리어로 새롭게 변모한 동네 가게를 소개하고, 2021년 진행하는 아트테리어 콘셉트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 아트테리어(art+interior)란? 아트(art)와 인테리어(interior)의 합성어로 지역 예술가가 소상공인 점포 내·외부 환경을 맞춤형으로 바꿔주는 프로젝트다. 예술가와 소상공인을 매치해 의견을 조율한 뒤 가게 간판, 내부 인테리어, 상품 패키지 등을 트렌드와 목적에 맞게 새 단장한다. 이로써 발길이 뜸해지는 골목 상권을 활성화하고,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더욱 얼어붙은 상권을 살리기 위해 홍보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2019년 ‘지속 가능한 상생-지역 예술가와 소상공인의 만남’
아트테리어 참여 점포
침침하던 계단이 재미있는 벽화로
마천동 황룡서점
마천동에서 2대째 운영하고 있는 오래된 책방 ‘황룡서점’은 지하에 자리해 좁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야 했고, 계단이 급하게 꺾여 매장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렇게 어두컴컴한 계단 진입로와 서점 사이의 공간 벽에 그림을 그려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키스 해링의 산뜻한 벽화로 바뀐 공간은 깔끔하면서도 재미를 더해 눈길을 끈다. 오프라인 서점의 가치를 높이고, 마천동의 대표 문화 공간이 되길 바란다.
세련된 카페 분위기로 업그레이드
문정동 베이커리 브랑디
프랑스어로 나뭇가지라는 뜻이 담긴 ‘베이커리 브랑디’. 고객에게 좀 더 편리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빵을 고르는 동선과 겹치지 않게 파티션을 제작했다. 테이블도 원형에서 사각형으로 교체해 상황에 따라 붙여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연히 송파구청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신청하게 되었다는 대표는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게 되어 무척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동선을 정리하고, 가구 색 통일
풍납동 좋은이웃 헤어터치
풍납동의 같은 자리에서 19년째 영업하고 있는 미용실 ‘좋은이웃 헤어터치’. 오래된 가구가 빛바래고 여러 가지 색이 가게에 혼재되어 컬러를 통일하는 것으로 콘셉트를 잡았다. 가구를 교체하지 않고, 친환경 페인트를 칠해 보다 정돈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했다.
2020년 ‘코로나19 시대-점포 경쟁력 강화 디자인’
아트테리어 참여 점포
25년 때 묻은 점포 외부 보수
방이동 영화이발관
‘영화이발관’의 정영배 대표는 25년간 동네 주민의 이발을 담당해왔다. 오랜 세월 만큼이나 노후한 외관을 교체하는 것이 시급했다. 외관 시트를 이발소 특성에 맞는 스타일로 바꾸고, 차양막도 설치해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개선 후 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뉴트로 스타일의 외관으로 눈길을 끌었다. 어르신이 주 고객층이지만, 달라진 외관으로 젊은 층도 자주 찾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인기 메뉴 순위를 보여주는 교체형 메뉴판
문정동 또바기 돼지국밥 감자탕
문정동 법조타운에 위치한 ‘또바기 돼지국밥 감자탕’은 직장인의 점심 메뉴로 인기 높은 곳이다. 아트테리어 당시 주메뉴를 돼지국밥으로 변경하면서 메뉴판 개선이 필요했다. 그래서 가독성 좋고, 가게 분위기와 어울리는 나무를 이용한 교체형 메뉴판을 제안했다. 자석형으로 메뉴 위치를 이동할 수 있고, 변동이 생기면 해당 부분만 교체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엄동환 대표는 뗐다 붙일 수 있는 메뉴판의 이점을 활용해 매달 베스트 메뉴의 순서대로 위치를 바꾸기도 한다.
2021년은 ‘송파형 아트테리어 골목’을 테마로!
“개성 있는 골목 풍경을 만들 예정입니다”
‘우리동네가게 아트테리어 송파 21’ 총괄 디렉터
남주현(다솔교육문화예술협동조합)
2019년에 아트테리어 사업을 진행했는데, 올해도 선정되었습니다. 2021년의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올해 테마인 ‘송파형 아트테리어 골목’은 현재 대두하고 있는 ‘골목’의 중요성에 더욱 집중합니다 코로나19로 우리 일상 풍경은 많이 달라졌는데요, 그중 ‘로컬’, ‘슬세권’이라는 키워드의 부상이 눈에 띕니다. 멀리 이동하거나,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곳보다 안전한 범위 안에서의 활동이 더욱 증가하고 있죠. 이런 이유로 골목이 재조명받고 있는데요, 개성이 조화롭게 드러나는 골목을 연출해보고자 합니다. 지금은 유명한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연남동, 성수동의 작은 골목 등도 처음엔 몇몇 점포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소상공인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되도록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시선을 잡아끌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선정된 점포와 참여 예술가는 어떤 식으로 작업하게 되나요?
송파구청에서 모집 공고 후 현장 점검과 적격 여부 검증을 통해 선정한 점포와 지역 예술가를 연결합니다. 그 후 각 매장의 상황 점검과 점주 인터뷰를 통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체크하지요. 이때 예술가의 아트적인 부분을 점포입장에서 이해하고, 점포의 인테리어적 필요를 예술가 입장에서 현장에 적용 가능하도록 풀어냅니다. 현장 경험이 풍부한 중간 예술가가 점포와 지역 예술가의 소통을 도우며, 작업 영역을 소상공인 점포에 맞게 조율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교육이나 회의 등은 최대한 비대면으로 할 예정이고, 점주와도 대면을 최소화하면서 정확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행합니다.
아트테리어 사업을 통해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나요?
예술가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담긴 작품을 통해 가게를 자연스럽게 홍보해 영업 환경의 개선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또 그렇게 끊임없이 고객에게 말을 거는 시도가 이어져 가게를 이용하는 고객이 색다른 구매 경험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예술가와 점포의 상생을 돕는 구조의 선순환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면 더욱 좋겠죠. 이런 작은 시도들이 이어져 큰 결과, 좋은 성과로 나타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