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년 경력의 주인장이 운영하는 의류 수선 가게를 찾았다.
언뜻 평범한 수선집처럼 보이지만, 맞춤 양복 기술을 마스터한 장인의 일터다.
풍납토성 옆 강동대로 골목 안, 3평 남짓한 가게에서 양복 재킷 수선에 여념이 없는 김성오 대표를 만났다. 넥 포인트와 플랩 포켓(뚜껑이 달린 주머니) 위치를 고려해 초크로 점선을 꼼꼼하게 그려가며 재킷 기장을 수선하는 손길이 예사롭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김성오 대표는 맞춤 양복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수선 전문가다. 1974년 광주에서 서울로 상경해 양복점에서 맞춤 재킷 재단과 봉제 기술만 1년을 배웠다. 그 후 수년간 서울의 이름난 양복점에서 두루 일하며 바지와 셔츠 만드는 기술을 하나하나 익혀나갔다. 그리고 1986년 마침내 풍납동에 ‘김테일러 양복점’을 열었다.
“IMF 외환 위기를 겪으며 양복점 손님이 절반으로 줄었어요. 가게를 정리할까 고민하다 1999년 같은 골목에 아내와 함께 수선 가게를 열었어요. 지금의 자리로 옮긴 것은 2004년이고요.” 차근차근 쌓은 맞춤 양복 경력을 의류 수선으로 전환해 위기를 극복한 셈이다. 3년 전부터는 아내의 건강이 좋지 않아 일을 할 수 없어 지금은 김 대표 혼자 가게를 꾸려가고 있다.
김 대표는 옷 수선도 양복을 짓듯 세세하게 계산해야 완성도가 높다고 말한다. 재킷의 품이 클 때, 팔 길이가 짧을 때, 바지 길이가 길 때 등 수선 상황에 따라 방법이 달라진다. 단골손님이 체중이 줄거나 늘어 맞지 않는 옷을 맡길 때는 몸에 꼭 맞게 수선해준다. 평균적으로 몸무게 3kg이 줄면 허리를 1인치 줄여야 한다. 옷에 따라 손바느질로 한 땀 한 땀 신중하게 수선을 하다 보니 야근을 하는 날도 많다.
“옷 수선을 오래 하다 보니 제 노하우를 알고 멀리서 찾아오시는 분도 있어요. 그렇게 수고를 알아줄 때 뿌듯하죠.” 반복되는 일상에 보람을 느끼며 일하는 김 대표에게는 신혼 시절 아내와 우연히 발견한 이 골목에서 오래오래 이웃의 옷을 매만지며 살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건강하게.
| 주소 서울시 송파구 강동대로9길 19
| 문의 02-472-6922
송파구의 유산과 같은 오래된 가게를 추천해주세요!
접수 이메일(hongbo@songpa.go.kr)
문의 홍보담당관 02-2147-22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