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째 대를 이어 훈김이 사그라질 틈 없이 사골 국물을 펄펄 끓이는 설렁탕집을 찾았다. 깊고 진한 국물 맛에 진심을 담는 가족이 운영하는 ‘백년가게’다.
송파역 인근 골목 안쪽, 39년째 매일 새벽 2시 반에 하루를 시작하는 가게가 있다. 고요한 새벽부터 가마솥에 사골 국물을 끓이는 설렁탕집, 진미옥이다. 하루 400그릇을 파는 이 가게를 유지하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시간에 가게 문을 열고 거대한 가마솥에 불을 붙여야 한다. 가마솥 3개에 국물을 12시간씩 우려내 섞는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렇게 정성을 쏟기에 진미옥의 국물은 유난히 뽀얗고 진하다. 고기는 가마솥 하나에 따로 삶는다. 정성껏 끓이고 삶은 사골 국물과 고기는 초벌로 달군 뚝배기에 담아 손님상에 낸다. 설렁탕 맛을 돋워주는 깍두기와 김치 재료인 무와 배추, 새우젓도 국내산 최상급으로만 쓴다. 설렁탕으로 고집스레 외길을 걸어온 진미옥은 1992년 가락시영아파트 2층 상가에서 부부가 시작했는데, 2015년 재건축으로 인해 지금의 자리로 이전하면서 박정남(큰아들), 박용준(작은아들) 두 아들이 가업을 이어받았다.
“불현듯 가장 소중한 일을 두고 그동안 왜 다른 일을 했을까 하는 깨달음이 왔어요. 그래서 형제가 같이 부모님 일을 잇기로 의기투합했지요.” 박정남 대표가 당시를 회상하며 말한다. 온 가족이 제대로 된 설렁탕 맛에 집중하다 보니 2019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인증 ‘백년가게’로 선정됐다.
박 대표는 매일같이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감사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와 설렁탕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가는 어르신들이 있어서 며칠 안 보이면 어디 편찮은 것은 아닌지 마음이 쓰인다. 진미옥은 특별히 가락시장에만 배달을 하는데, 365일 소머리탕을 주문하는 손님도 있다. 그런 손님들에게 국물이 연해졌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늘 맛을 체크한다. 뭐니 뭐니 해도 손님이 맛있다는 말을 건넬 때가 제일 행복하기 때문이다. 그 찰나의 행복을 위해 진미옥의 두 형제는 365일 모두가 잠든 새벽부터 가마솥에 사골 국물을 끓인다.
| 주소 서울시 송파구 가락로16길 3-12 성창빌딩 1층
| 문의 02-400-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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