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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 올림픽 여자 체조 국가 대표로 출전해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이던 리듬체조를 대중에게 알린 신수지 선수. 은퇴 후에도 다양한 스포츠 종목과 방송에 도전하며 결과보다는 과정을 통해 얻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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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자체가 이미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과정에서 얻은 경험들은 다른 곳에서 반드시 밑거름이 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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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선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리듬체조의 빨간 리본에 매료되어 부모님께 3년을 졸라서 초등학교 4학년 말에 시작했어요.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더 많이 연습해야 했어요. 하루에 13시간씩 연습하면서도 힘든줄 몰랐죠. 에너지가 넘치는 스타일이다 보니 운동을 하며 모두 분출할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았고, 간절히 원하던 꿈이라 힘든 훈련에도 만족감이 높았어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리듬체조 종목에서 중국 선수들을 제외하고 유일한 동아시아 선수였는데, 그때 기분이 어땠나요?
올림픽 출전은 선수가 되어 최종으로 꾸는 꿈이죠. 전 세계 20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출전권을 딸 수 있는데, 당시 동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자력으로 출전 티켓을 따냈습니다. 그때가 열일곱 살로 베이징 올림픽 출전 선수 중 최연소였고, 당시 12위를 했습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목표였기에 그동안 힘들었던 모든 시간을 보상받는 느낌이었어요. 무엇보다 리듬체조라는 종목을 알리게 되어 매우 기뻤어요.
당시 비인기 종목이었고, 불모지였던 리듬체조 분야에 뛰어드는 과정이 힘들었을 텐데요.
부모님께서도 너무 힘든 길을 가는 저의 선택을 걱정하셨어요. 하지만 너무 간절히 원했고, 부모님이 어렵게 지원해주시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독해질 수밖에 없었죠.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년에 10개월은 러시아에서 연습을 했어요. 너무 외롭고 힘들었지만, 눈물 흘릴 시간도 아깝게 느낄 만큼 하루도 게으르게 보내지 않았어요. 은퇴하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체조를 놓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10대 시절 최선을 다한 경험이 이후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리듬체조는 저의 체력과 끈기, 집념의 뿌리가 됐어요. 선수라면 부상을 피해갈 수 없는데요, 만약 부상으로 깁스를 하게 되면 누워서 할 수 있는 최대치의 훈련을 했어요. 그러면 깁스를 풀었을 때 기량이 떨어지지 않은 것에 만족감이 생기기도 했죠. 그래서 부상이 슬럼프가 아니라 오히려 다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었어요. 이런 경험이 이후의 삶에도 계속해서 영향을 줍니다.
리듬체조 선수 은퇴 이후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이 두렵지 않았나요?
은퇴 직후에는 후퇴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다 방송을 시작하면서 볼링도 접하고, 골프도 하게 되면서 새로운 목표가 생겼죠. 골프 세미프로 테스트에 도전하고 있지만, 사실 그 과정을 즐기고 있어요. 도전 자체가 이미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과정에서 얻은 경험들은 다른 곳에서 반드시 밑거름이 되거든요. 지켜야 하는 부담 없이 바닥에서 시작해 올라오는 과정이 재밌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요. 특히 신체 활동을 통해 얻는 에너지는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됩니다.
스포츠 선수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너무 깊이 고민하기보다 다양하게 도전해보고 내가 가장 좋아할 수 있는 것을 골라보세요. 크고 먼 미래의 목표보다는 ‘선배를 이겨볼까?’, ‘같은 학년에서 1등을 해볼까?’ 같은 뚜렷하고 가까운 목표도 좋아요. ‘노력하면 되는구나’ 하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거든요. 어떤 꿈을 꾸든 재밌는 인생이 되길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