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서연(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재학생)
‘추억의 장소’라고 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친구들과 뛰놀던 운동장, 부모님 몰래 불량식품을 사 먹던 문방구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중한 장소의 중심엔 ‘학교’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참 슬펐습니다. 성북구 석관동 ‘의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그 옆에 있는 저의 학교 한예종 석관 캠퍼스가 이전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전은 제가 입학하던 2017년도부터 나온 말이니 먼 미래에 사라질 석관동의 한예종을 저는 새내기 때부터 그리워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기대가 됩니다. 30년 동안 흩어져 있던 6개 원이 마침내 한자리에 모이게 될 테니까요. 이는 한예종 학생들에게 특별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종합예술인 영화를 배우는 저는 입학 후 큰 꿈을 꾸었습니다. 음악원, 무용원, 연극원, 전통예술원, 미술원 그리고 영상원까지, 말 그대로 모든 예술장르가 있는 한예종에서 학우들과 협업하며 모두가 함께하는 예술을 만드는 오랜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송파구’와 함께요!
이전이 구체화되면서 저는 올해 초, 한예종 유치 후보지인 방이동 일대를 가보았습니다. 자연과 도심이 어우러진 균형 잡힌 부지로, 영감을 받고 활발한 예술적 교류가 오가기에 적합한 환경이었습니다. 예술과 문화 인프라가 모인 서울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예술적 체험과 소양을 쌓고, 쾌적한 환경에서 작업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예술 하면 절대 떼어놓을 수 없는 게 있죠. 바로 관객입니다. 보는 이 없는 작품은 먹을 사람 없는 음식과 같습니다.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역 중 하나인 잠실역이 가까운 방이동 후보지는 저희가 만든 작품과 관객을 이어줄 연결 고리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교통 개발에 힘쓴다고 하니 학생들에게도 희소식이죠. 자연을 사랑하는 한예종 사람들에겐 방이동 부지의 생태 환경 역시 매우 매력적입니다.
나의 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사랑하는 학생으로서 한예종 사람들이 변함없이 계속 머무를 수 있고, 언제든 돌아가 추억할 수 있는 학교로 다시 태어나면 좋겠습니다. 송파구와 함께하는 한예종 통합 캠퍼스를 꿈꿔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