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구(송파문화원 원장, 한예종 범구민 유치추진위원회 위원)
송파구는 한성 백제의 도읍지로서 6000년 서울의 역사를 연 역사성과 송파산대놀이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송파산대놀이는 조선 후기에 발달한 상업 도시가 지닌 경제력을 바탕으로 생성된 전통 가면극이다. 지금의 석촌호수 자리인 송파나루의 송파장을 중심으로 사람과 물자, 문화가 사방으로 유통되었다. 이러한 모습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글로벌 경제 문화 관광도시인 오늘날의 송파구 모습과 맥이 닿아 있다.
한예종은 음악·무용·영상 등 예술 분야에 특화한 특수 국립예술학교로, 대한민국의 예술 인재를 키워내는 산실이다. 송파문화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향토 문화 사업과 문화 예술 축제 등 지역 문화의 산실로서 역할을 해온 입장에서 송파구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유치에 앞장서는 것은 매우 지당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사와 전통의 도시인 송파구는 한편으로 첨단과 젊음의 도시이기도 하다. 88 서울올림픽과 함께 본격적으로 개발되어 이제 갓 서른을 넘긴 도시이며, 청년 인구도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많다. 젊음의 활력이 도시 곳곳에서 꿈틀대고 있다. 한예종 유치는 이런 젊은 기운을 예술 분야에서 창조적으로 발현하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고 본다.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와 잠실관광특구를 배후로 K-아트홀, 롯데콘서트홀 등 국제적 위용을 갖춘 문화 예술 인프라가 즐비하고, 예술에 특화한 서울도서관 분관이 들어서는 송파에 한예종이 들어온다면 새로운 문화와 예술이 꽃피는 그야말로 금상첨화의 기회가 아닐까!
여러 문화 플랜을 적극 펼치고 있는 송파구청장에게 한 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다. 한예종을 유치하고 한예종이 함께하는 (가칭)송파 예술인 축제를 만들어 적극 지원해주시기 바란다. 축제 기간을 정해 한예종이 주축이 되어 도시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과 전시, 체험 등을 펼치는 예술 축제의 장을 매년 정기적으로 열면 더할 나위 없겠다. 이미 글로벌 축제가 된 한성백제문화제, 석촌호수 벚꽃축제와 더불어 송파구의 3대 축제로 자리 잡는다면 문화 예술 도시로서 도시의 품격이 더욱 높아지고, 구민들이 수준 높은 예술의 향취를 일상에서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